아, 보스톤(3)

7)레이스

생계형 마라토너들이 대부분이고 가족이라도 응원 나왔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사치스럽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어제 밤 냉동실에서 꺼내 놓은 찹쌀 떡 몇 조각과 물, 그리고 준비물들을 챙기고 출발지인 M&T스태디움 앞에 있는 호텔 주변 파킹장에 주차하고 호텔로비로 들어갔다. 한시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풀코스 출발이 8:00, 해프코스가 9:45분 출발이다. 뛰고 돌아와서 해프코스 출발자들과 만나도록 코스가 설계되어 있다.

응원자도 없으니 차안에다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했다. 소금 알갱이 두알과, 진통제 한알을 물에 마셨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에너지 드링크도 하나 털어 넣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현영선수가 스트레칭하라는 카톡주문에 거의 30분가 호텔로비에서 머리부터 발목까지 어느때보다도 정성을 들여서 몸부림 운동을 했다. 출발 30분전, 페이스메이커들이 왔다갔다하고, 음악, 팡파레가 여기저기 울리고, 옆 골목으로 나오니 직선 100미터정도의 길거리가 교통차단을 해 놓은 곳이 있어서 8분페이스로 1마일을 뛰었다.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왼발에 약간의 불길한 신호(?)가 느껴진다.

 

보통 레이스 중에 약간이라도 어디가 불편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남겨진 거리와 시간, 그리고 누구의 부축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뛰면서 극복해나가야 한다.

가령 평소의 훈련 속도를 기억하고 있는 근육에 조금이라고 더 긴장(속도 & 고도)을 더하게 되면 몸이 이를 거부하게 되는데 이른바 ‘쥐’(cramp, crick)가 나게 되어 있다. 이게 레이스 중에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게 징후가 보이면 지체없이 속도를 줄여야 한다. 또 뛰자니 뛸 수도 없다. 마음은 바쁘고 몸은 안 따르고, 그래서 충분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스피드를 올려주는 훈련기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훈련을 하다보면 시작 6개월 ~1년 사이에는 전신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편한 날이 없다고 해도 맞다. 한 군데도 아픈 곳이 없다면 뛰어난 소질이 있든가 아마도 연습을 안한 경우일 겻이다. 심지어 눈까지 아플 때도 있다. 멀쩡했던 치아가 아프기도 한다. 그 나이 살도록 걷고 살았지만 아주 조그만 근육만 반복적으로 사용한 댓가를 치룬다고 생각하고 극복해야 할 과정이다. 2년 정도 매주 20마일정도를 뛰어 주니 아픈 곳이 거의 없어졌다. 아마도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뛰기에 좋게 바뀌었던지 안 아프게 뛰는 방법이 몸에 배었던지 일 것이다. 고참들의 충고에 귀를 있는대로 열어도 잘 모른다.

2주전에 16마일을 8분10초대에 뛰었고 1주일전에 13마일을 8분8초대에 뛰어주었는데 그 때 뭉쳐졌던 근육이 4흘간의 휴식기에 완전히 풀리지 않았던 듯 불길하고 불안해졌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도, 어디 엄살 부릴데도 없다.

출발지점에서 몇몇 낯익은 훈련 동료들을 만났다.

 

8)페이서(pace maker)

 

프로페이서들은 대회주최측에서 기록 향상을 위해 돈을 주고 고용한다. 주로 국제규모대회가 그렇다. 그들은 얼마의 구간을 얼마의 시간안에 뛰어 준다는 조건으로 고용되지만 아마추어대회에서는 봉사지원자들이다. 독특한 유니폼에 자기이름과 예상기록(3:45,3:15,3:00등 다양함)을 몸이나 피켓에 붙이고 3~5명이 레이스 그룹을 이끈다. 이들은 거의 레이스 속도를 초지일관 일정하게 이끌기 때문에 레이스 도중 자신의 시계와, 이들 러너와 페이서들간의 간격들은 뛰는데 상당한 바로미터가 된다. 골프장에서 거리 표시 말뚝과도 같은 것이다.

아무리 아마추어들이지만 각 개인에게는 마라톤이 매우 뜻깊고 의미로운 사건이다. 전략(?)같은 걸 생각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말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자신에게 정직하고, 자신을 테스트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여러 가지를 꿈(?) 꿔 본다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대회 2주전쯤 되면 좀 신중해지고, 말도 없어지고 괜히 좀 민감해 지기까지도 한다.

보통은 전체 총 구간목표시간, 전반과후반,초반전략, 마무리전략,코스별전략등을 고려해서 검토하게 되는데, 어쨋건 최근의 연습기록등이 가장 많은 참고가 된다.

이번 출전에서도 시물레이션을 몇가지를 했는데 두가지에 집중해서 생각했다.

초반 5마일 3:45분 페이서와 뛴다. 16~20마일 마의 언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고 최종 목표시간은 3:45분 개인기록을 갱신하고 클럽내 6위 기록달성으로 만족하겠다. 사실 BQ(Boston Qualifying)는 왜 욕심이 없었겠는가만 다음달 포토맥 마라톤 평지코스가 더 매력적이였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풀코스 기록으로 5분의 시간, 마일당 12초씩 앞당겨서 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실감이 안나는 일일 것이다.

난코스에서 종전 개인최고 기록(Personal Record-3:49:58./2014 D.C)을 그것도 10분이상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은 사실 황당한 결과를 내기에 충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발지에서의 ‘성조기여 영원하라!‘ 노래곡이 많이 익숙해졌다. 신호와 함께 휠체어 20여명과 장애인 휠체어들이 출발하고 약 1분쯤 걸어가서 시계계측과 동시에 뛰기 시작하였다. 초반 3마일 오르막, 사람들이 뒤섞여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냥 1마일쯤 9분속도로 뛰었던 듯하다. 조금 빠른 걸음 정도이다. 페이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출발전 불길한 왼쪽 장단지에 신경이 간다. 달래자, 직접 응원오지는 않았지만 이 시간 파탑스코 숲길에서 뛰는 회원들이나 집에 있는 분들도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 출발했겠구나 모두 알고 있을 텐데 ….그런 보이지 않는 응원도 매우 크다.

아무리 앞을 멀리 봐도 페이서들이 안 보인다. 그러자 뒤쪽에서 한무리들이 앞을 질러나간다. 다행히 3:45분 페이서들이다. 사람들에 막혀 속도가 늦었는지 그 언덕길을 8:10초대로 오르고 있었다. (원래는 8:30초에 뛰어야 할 그룹들이다.) 8:12초대가 3:35분 페이서들이니 이들이 출발이 늦은 탓에 약간 시간을 좁히려고 스피드를 높이고 있구나 했다. 나도 너무 늦게 뛰는 게 아닌가 불안감에 같이 나머지 2마일 언덕을 올랐다.

3마일 지점, 영상 8도쯤 되는 초가을, 호숫가가 한가롭다. 벌써부터 가뿐 숨을 몰아 쉬는 사람들이 있다.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발목,무릎,허리,어깨,고개,머리, ‘26마일을 뛰는데 “괜찮아 ?” 수시로 자문 자답해 보는 것이 몸에 베었다.

이제부터 3시간 40분 페이서를 따라 잡기로 했다.

옆에 약간 뇌성마비 젊은이가 발소리를 크게 내면서 부자연 스럽게 앞서 나간다. 뛰는 동안 옆사람들과의 보폭, 숨소리, 발 내딛는 강도, 부드러움, 어깨동작, 허리각도 등은 참고가 된다. ‘얼마간 함께 하겠구나 .’ 내가 추월할 상대인지 스스로 떨어져 나갈 상대인지, 레이스 도중 앞뒤로 10여명이 엎치락 뒤치락 하게되는데 대부분 16~18마일 지점 정도에 이르러야 이 같은 경쟁자들이 구별되고 초반에는 전혀 엉뚱한 사람들과 뭉텅이로 달리게 된다.

2마일 정도를 속도를 올렸다. 7:30초정도로, 그래야 페이서들을 잡을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3시간 40분 페이서들이 보이지 않았다. 5마일 지점정도를 통과할 때 저만치에서 한 30여명이 무더기로 뛰고 있다. 서서히, 그리고 가까이 붙었다.

아니 이들은 3:35분 페이서들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3:40분 페이서는 없었다.

초반이라서 뛰는 모두가 여유들이 있었다. 중간쯤 끼어서 달리니 자꾸 앞사람 뛰는 보폭, 옆사람 어깨, 숨소리,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 도로 중간에 놓인 도로차단용 노란 원추기둥 등 의외로 불편함이 있었다. 대열의 옆으로 이동하니 한쪽만 신경쓰니 더 편하긴 했다.

이번에는 아예 페이서그룹의 선두보다도 3미터 앞으로 치고 나갔다. 2~3명이 그렇게 형성되었다. 속도가 떨어지면 발소리들이 가까워 온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는 가지말자. 제니라는 여자선수가 따라 붙었다. BQ가 나와 같은 4:40분이라는 걸 보니 여자 35~39세정도로 보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편안했다. 이번이 네 번째 출전이란다. 힘을 비축하자고 했다 오직 16마일부터 시작되는 언덕밖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대화도 건겅건성이다. 8마일 지점인데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뒤돌아 보지는 않았지만 3;35분 페이서들과는 30여미터 거리를 계속 유지 하는 듯했다. 9마일 지점에서 아침에 출발했던 장소로 되돌아 오고 해프마라톤 출전 대기자들 1만여명이 복작거렸다. 남자 선두는 11마일 지점을 이미 되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와는 거의 3마일 정도 차이가 난듯하다 (2시간 30분대 기록)

10.5마일 지점에서 여자 선두가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면서 되돌아 온다. 볼티모어 이너하버 평지를 앞 뒤 선수들이 갔던 길을 되 돌아 오기 때문에 아는 얼굴들을 체크해 볼 수도 있다.

2년전에 문건순,알렉스,문금화선수들과 교행했던 기억이 났다. 2년전에도 여기까지는 좋았었다. 아니 오버페이스를 했었겠지,,,,

 

9) 레이스, 그리고 하이라이트

 

하워드 클래스 멤버들중 아는 얼굴들이 스친다. 11마일 지점을 되돌아 올 때 보니까 3시간 35분 페이서들과 약 50미터 정도 앞서서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 했다. 무리하지 말자, 이제곧 운명을 마주치게 된다. 그 벽은 2년전에 상상을 초월했다. 죽을 것 같은 오르막이었고 걸어서도 힘들어 옆길에 한참을 누워 있어야만 했던 곳, 배는 얼마나 고팠고, 물한 모금이 없었던 그곳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그곳이 기다리고 있다. 13마일 하프지점을 1시간 46분쯤에 통과 한듯했다. (나중에 보니 전반보도 후반이 2분 빠른 결과가 나왔다.)몸의 피로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마음이 급하고 마음 조절에 무게를 두니 몸은 저절로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14, 15마일을 거치는 동안 선수들이 하나 둘씩 처지기 시작했다. 시계의 total pace는 7분 57초/마일당에서 왔다갔다 했다. 운명의 그곳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용성이 가르쳐 준 오르기 주법으로 전환했다. 자전거나 차량들이 고갯길에 변속기어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무릅을 가급적 굽히지 않고 종아리 근육보다는 허벅지와 엉덩이 큰 근육을 이용해서 성큼 성큼 오르는 걸 연습 때부터 언덕에 오를 때마다 거리를 늘려가면서 했왔었다. 보폭이 넓어지지만 힘이 안들면서 앞 주자들을 하나나나 추월해 나갔다. 계측시계는 7분 56초,55초로 오히려 떨어졌다. 언덕길에서 속도가 더 붙은 것이었다. 20마일 지점을 어떤 기록으로 도달하느냐, 레이스 전체의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보스톤 페이스 1 페이스2

 

그래서,

5마일(초반 페이스점검),

13마일(중간페이스 점검),

16마일(남은 거리 10마일점검),

20마일(종합) 이렇게 네곳의 측정치를 연습때부터 새겨 놓을 필요가 있었다.

2년전의 기억들이 하도 비몽사몽간이어서 정확하지가 않았다. 그런데 오르내리막이 있다보면 어차피 똑같은 것이라는 계산은 물리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실전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내리막에서 기록은 확실히 좋다. 같은 거리에 오르막부분은 2배로 힘들다. 기록도 물론 떨어진다. 흔하게 만나는 후반 오르막은 그게 4배이상으로 힘들지만 내리막에서도 내리막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금화 건순부부가 몽테빌로 호수에 응원 나온다고 했는데 진짜 날오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했다. 거기까지 무사히 페이스 8:00을 넘지 않고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1킬로의 직선주로 오르막 아슬프레한 저 언덕 끝에 오르는 선수들을 보면 다리에 힘부터 풀린다. 한번 쳐다보고는 바로 앞선 주자의 어깨에 시선을 고정하고 달렸다. 시애틀에서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이곳 매릴랜드로 혼다 CR-V98을 타고 운전해서 건너 올 때 몬태나주, 사우스 다코다 평원에 이르면 사방 천지가 산도 없는 지평선밖에 없다. 저 끝의 고속도로를 쳐다보면 가느다란 실 줄기처럼 보인다. 시속 80마일로 달리다 보면 금새 그 가는 실 끝에 왔있다. 그곳에 도달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방향을 틀어서 또다른 언덕이 있다. 약간의 평지도 만나지만 그런 언덕을 4~5차례 만난다. 계속 4마일 정도가 오르막으로 느껴지는 곳이다.

이윽고 호숫가에 다다랐다. 두리번 거렸다. 좌우로 살펴보면서 뚜었지만 끝내 만나지를 못했다. 많은 군중속에 섞여 있었던 모양이다. 감사할 일이다. 16.5마일 지점부터 함류한 해프마라톤 출전자들은 숫자면에서 풀코스 주자를 5배나 압도했다. 선수 들이 뒤섞여버리니 응원하는 사람들이 자기 선수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릴레이 참가팀까지 (전구간을 4명의 주자가 이어달리기) 같은 구간을 달리게 되니 초당 10명 정도의 선수가 지나게 된다. 결국 문선수 부부를 못만나고 20마일을 통과했다. 시계를 보니 2시간 40분,

페이스를 체크해 보니 여전히 7분 57초~58사이였다.

그 언덕길을 넘어선 것이었다.

남은 거리는 6마일 , 그리고 1시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마일당 10분씩이면 3시간 40분 꿈을 이룰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전체를 체크해 보면서 또 자문자담해 본다 . 발에서 시작해서 머리까지 ,

아직은 특별하게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출발전 왼쪽 종아리가 내내 걸렸지만 조금만 이상해지려하면 여지없이 속도를 늦췄다. 그런데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23마일까지 그대로 페이스를 유지해 보고 싶었다.

 

10) 마지막 피치, 고 임상철 고문의 영전에

 

24마일을 넘고 마지막 2마일이 남아 있는데도 전체 페이스가 7분 58~59사이를 오르내리락 한다. 안에서 뭔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항상 오는 기회는 아니다.

꿈의 8:00분 페이스, 마지막 2마일만 버티면 가능할 것 같다. 거기다 내리막이다.

만약 쥐가 난다고 해도 한 발로 뛸 수는 있겠지, 쉽지가 않다. 더 이상의 스피드를 높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를 악물고 손목의 전체 페이스 7분 59초만 보면서 렉싱톤 전통마켙을 지나니 저 아래 골인지점이 눈에 들어 온다 .

camden yard . 볼티모어 올리올스의 구장이 눈앞에 다가온다. 포토죤에 카메라맨들이 공중과 사방에서 사진을 찍는다. 힘들어도 웃자, 그리고 실제로 웃음이 나왔다.

저 구름위에 고 임상철 고문이 ‘BQ했네 ? ㅎㅎㅎ’ 웃으며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포토 죤을 지나갔는데도 앞선 주자들이 계속 달리는 것이었다. ‘엉 ? 아직도 골인이 안되었나 ?‘ 잠시 주춤했다. 당황스럽다. 300여미터 뒤로 돌아가니 골인지점이 나왔다. 이거 마음이 급하다. 풀린 긴장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찌저찌 골인을 했다. 3시간 30분을 7초가량 넘은 것으로 나왔다. ’야, 이거 마지막에 코빠뜨렸다. 인간의 욕심은 뭐가 이러냐 ? ‘ 3시간 45분출발지에서의 목표가 3시간 40분 BQ목표로 바뀌고, 20마일을 지나면서 3시간 35분으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3시간 30분으로,

그런데 나중의 정확한 계측치는 3:30:01, 2/100초 차로 SUB- 3:30를 놓쳤다.

들어오고 나니 아무도 없다. 뭔가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있어야 이야기를 하고 확인을 하고 사진을 찍고 할텐데 집사람도 가게 문열어야 되니 못나와서 그렇고, 동반 출전하는 회원들도 없고, 걸어주는 메달을 목에 걸고 물한 모금에 바나나 두 개 먹으면서 주차장까지 10여분을 빠져나왔다.

주차장에 돌아와서 샐폰을 열어보니 회원들 카톡방에 감감무소식에 자포자기한 아내 순옥의 자탄의 글만 난무했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길거리에 차를 세우고 응원하는 분께 사진 한 장 부탁했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다.

보스톤 4

 

지난 5월 24일, 뜻하지 않는 곳 스위스 몽블랑에서 뜻하지 않게 변고로 저세상에 먼저 가 있는 임상철 센테니얼 마라톤 동호회 고문의 영전에 삼가 이 기록을 바칩니다.

 

2015.10.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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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스톤 (2)

4)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다.

 

무슨 운동이든지 자질이라는 것이 있고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할수록 말만 길어진다. 30% 자질과 70%노력, 그런데 지금도 거짓말처럼 들릴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마라톤에 대한 자질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노력을 많이 했다고 할려고 그러냐, 사실 그것도 아니다. 머리통이 유난히 크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금방 찐다. 남자치고는 살거죽, 즉 피부가 두꺼운 태음인이다. 그러니 배나오고,하체 짧고, 머리크고, 겉모습에서 뛸만한 요건들이 한마디로 아니다. 거기다가 땀은 왜 그렇게 많이 비질비질 나오는지 ….

맘 먹은다고 되는 세상이라면 못할 것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주제에 당뇨에 고혈압에 있을 건 또 잘 갖추었다. 다시 뭔가를 시작하지 않으면 이대로 인생 주저 앉을 수밖에 없는 나이 55세가 되어버렸던  3년전,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하자  신발을 매자고 했던 3년,. 그리고 목표를 일단 던져보자. 보스톤 ? 그게 가당키나 할까 ?

운동 시작한지 한달 뒤에 불면증에 시달리던 아내가 뒤늦게 합류했다. 여러 가지로 큰 도움이 되었고 집안의 후원자가 되어주었다. 상식으로 듣는 게 아니고 같이 뛰면서 땀으로 느끼니 그날 그날 훈련을 피드백할 수가 있다. 먹을 것이 제 때에 맞는 걸로 나와 주는 것도 매우 크다. 내년 7월이 되면, 그러니까 내년가을에는 60세 연령대로 올라가고 따라서 3시간 55분이 자격기준이 된다. 올해보다 15분이나 뒤로 목표가 널널해지는 것이다. 이미 달성해 봤던 기록이고 한사코 무리하지 말라고 한다.

잘 알겠지만 운동하고 힘들어야 보상이 있는 것이고 안 가 본 골프장, 저 언덕 너머 새세상이 있는 게지, 그대로 기다리다가 그렇게 할 것인가, 아니면 마지막의 기회라고 생각할 것인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상황이다.

 

5) Howard Strider marathon class에 등록

 

그 전에도 거기에 등록해서 훈련 받아 보라는 권유를 한 두번씩 안 받아 본 센팍회원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언급하겠지만 고 임상철고문의 경험과 권유, 그리고 같이 등록한 알렉스회장, 김용성부부, 크리스티나 님과 등록을 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런 정보를 센팍 카톡방에 올려 놓으면 각자 알아서 등록을 하는 것이지 누가 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날 나타나서야 서로 등록한 줄 안다. 그게 또 장점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옆에서 대회출전을 권유하면 ‘무조건 밥사라.‘ 가장 당신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다. 무슨 대회를 등록하고나면 마음부터가 바빠진다. 또 훈련이라고 막상 시작하고나면 쉽기를 하나 대회에서 스스로 평가해서 좋은 결과를 얻는 다든가 쉬운 레이스가 한번이라도 있던가를 생각해 보면 ’출산할 때 남편이 밉고, 중매쟁이가 밉듯이, 내가 왜 이고생을 돈을 주어 가면서 해야 하는 생각에 섣부르게 레이스 출전 권유를 못하게 되는 것이 마라톤 클럽의 불문율이다.

반강제, 억지로 출전 시켰다가 욕 바가지로 먹는 경우는 이미 전설(?)이 되어 있는 곳이 마라톤 동호회이다.

말로만 듣던 그곳에 2015. 7월 7일(화) 정해진 학교에 나갔다.

물론 정원 120명은 이미 동나서 늦으면 등록도 못한다. 등록비 75불, 물론 결과도 결과겠지만 아주 값진 지출이었다. 너무 고마워서 종강파티에 코치에게 줄 선물카드비용으로 30불을 학생 대표에게 보내줬다.

 

120명과 해드코치,등,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마치고 5마일 레벨구분 레이스를 시켰다. 용성이 3등을 했던가, 난 14등을 했다. 2그룹에 배정을 받았다. 물론 등록 당시에 20여 문항의 설문조사를 마친다. 동기,목적,경험,기록,목표등 아주 세세한 설문과 기록을 살피고 나서 다음주부터는 그룹별로 실전훈련에 들어가는 것이다.

7월, 얼마나 더운가, 미국의 일일 최고기온 시간대는 한국이 오후 2시로 배웠지만 미국은 오후 5시가 가장 덥다. 그런데 6:30분부터 8:00까지 훈련을 한다. ‘훈련과 학습‘ 같은 듯 다르다. 나는 이번 클래스를 훈련으로 생각하고 임했다. 그러니 머리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내 몸을 이들이 하는대로 따라할 수 있을 때까지 해보는 것이다. 나중에 생각하자 왜 이 훈련이 필요했는 지는 ….

이것을 학습으로 받아 들이게 되면 나의 생각과 맞지 않는 부분이 개입이 되고 훈련의 모순을 발견하고 대열에서 이탈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과거 ‘교육’이라는 직책에 근무했던 경험이 작용했을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대체적으로 2그룹에 속한 20여명의 학생들은 엇비슷하다고 보면 맞다. 남녀 비율은 6;4 정도이고 여성들은 나이들이 어렸다. 그룹마다 2명의 전담코치들이 배정되고, 이들은 충분한 워크숍을 거쳐 스켸쥴대로 자원봉사자 들이지만 각개전투 훈련조교들처럼 기계적이다. 자율적이라지만 엇비슷한 기량과 경험자들의 모임에서는 경쟁과 상승작용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되었다. 알렉스와 함께해서 여러가자로 좋았고, 2그룹에서도 줄곧 선두그룹에 속해서 훈련을 소화해 나갔다.

 

이걸 좀 장황하게 쓴 것은 센팍회원님들과 공유가 목적이기 때문에 혹시 다른 분들께서는 패스하셔도 무방합니다.

총 15주 100일 훈련둥에서 매주 화요일 집합교육 나머지는 자율 훈련이다. 100일 동안 총연장 최대 750마일, 최저 450마일을 달려주도록 요구받게 된다.

(나는 520마일을 달렸다)

보스톤 3

 

훈련강도는 walking – jogging – running – rasing 순으로 개념화 했고, 개인별로는 5k, 10k, half마라톤, full마라톤 페이스로 4등분해서 페이스와 훈련을 시켰다. 별도로 hill(언덕오르기) 훈련이 병행된다.

나의 경우로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5k-3분00초(800미터, 트랙두바퀴 기준),

10k-3분20초

half-3분30초

마라톤-3분40초.

이 속도와 페이스는 훈련 기간중에 확실하게 입력을 해 놓아야 한다.

그 때마다 코치들이 5k, half로 뛰라고 하면 손목시계, 몸, 정신이 같이 해 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훈련을 하면서 줄곧 느꼈던 일은 김용성 훈련부장이 맨 처음 센팍에 조인해서 블로그나 이야기를 통해서 서로 나누었던 내용들이 이 훈련과정에 거의 망라되어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니까 대부분 알고 있었던 이야기 들이라는 것이다.

어느 사람에게는 보이는 돈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이치와 같고, 대부분이 그 돈이 되는 것을을 발견하지 못해서 소수의 사람들만이 부를 독차지 하는 원리와도 비교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yasso 800 훈련법’을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겠다.. 자신의 훈련과 기록예측을 아주 간단하게 자가측정해 볼 수 있는 초간편 자가테스트방법이자, 훈련강도에 대한 연구(?)이다.

 

800미터 트랙을 일정한 속도로 10회 반복해서 얻은 기록은 풀코스 마라톤의 예상기록을 가늠할 수 있다는데서 이것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자질도 조건도 형편없는 사람에게까지도,

이해를 더 돕기 위해서 설명을 보태자면 트랙 2바퀴(800미터)를 도는데 3분40초로 뛰었다. 뛰고나서 1바퀴는 조깅속도로 회복을 하고 또 2번째도 3분40초로 달리고, 하기를 10회까지 반복할 수 있는 경우라면 풀코스 기록을 3시간 40분에 뛸 수가 있다.

사람에 따라 약간 다를 수가 있지만 나의 경우에도

훈련 끝나갈 즈음에 3분 30초대의 기록이 나왔다. (3시간 30분 01초)

이게 소위 tempo run’ 훈련의 핵심이다.

 

두 번째 훈련 포커스는 ‘hill훈련’ 이다.

피할 수가 없는 언덕, 실패하고 겁 먹으면 한 순간에 낙오되어버리서 레이스 전체를 망쳐버릴 수 있는 언덕앞에서의 공포제거와 자신감, 훈련장 곳곳에 크고 작은 언덕들을 오르내리락 최고의 속도로 반복함으로써 거부감을 없애주고 언덕앞에 서면 무조건 차고 나가도록 했던 그 훈련은 공수부대 낙하훈련때 비행기 ‘문에 서!’ 구령과도 같은 이치와 원리였다. 그 높은 비행기의 열린 문앞에서 서면 앞도 뒷도 망설임이 없이 뛰어 내리게 했던 특전사 훈련, 유난히 언덕이 많고 특히 후반 아스라한 언덕들이 5~6개(아래 윗 그림의 하단 등고라인 참조, 자세하지는 않지만 1/2마일, 1마일 언던이 반복됨)나 이어지는 악명의 볼티모어 코스를 구간중 가장 빠른 속도(7분55초/마일당, 아래그림 chip pace 참고)) 로 주파하게 해 주었던 훈련이었다.

볼티모어코스 2

보스톤 페이스 1

 

6) 볼티모어 마라톤

 

사실 이미 센팍의 가을철 공식마라톤이 포토맥 리버로 정해지고 접수를 했고 그 대회가 11월 15일에 열려서 올해 마지막으로 회원들이 지난 1년간 연습해 왔던 걸 하프와 풀코스에 각각 등록을 했던 탓에 당연히 등록을 먼저 해 놓은 상태였는데 하원드카운티 마라톤 클럽이 10월 중순에 클래스를 종강하게 되었고 마라톤 훈련표에 보니까 볼티모어마라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걸 알았다. 미 해병대 마라톤이 D.C에서 열리지만 참여인원들이 많아서 접수 할 수가 없었고, 11월 중순은 멀고, 그래서 기대반 걱정반으로 접수를 하긴 했는데 2년전(4시간 26분)의 쓰라린 기억과 언덕코스등 ‘느느니 한숨이요 죽자니 청춘이다.’라고 접수해 놓고 나서 성가신 마음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또 와이프가 남들 모두 안가는델 뭐하러 혼자 등록했느냐고도 하고 대회가 다가올수록 심란한 마음이다.

대회전날 아니나 다를까 김왕송 훈련부장으로부터 쏟아지는 격려와 응원은 35명카톡방을 도배하였고, 그럴수록 더욱 더 부담이 되고 혼자 달랑 출전하니 어디로 숨을 수도 없고, 믿을 건 오직 500마일 뛴 것과 롱런, 테이퍼링, 줄어든 체중(65kg),

대회 출전전 체중으로는 가장 최저수준을 유지했고, 10일전부터 훈련량을 줄여나갔다. 더러는 쉬는 날도 있었고, 단백질보충을 위해서 소고기 위주의 식사를 출전 사흘전까지 10인분을 먹었던 듯하다. 카보로딩이라고 탄수화물저장을 위해 사흘전부터 밥을 좀 많다싶게 먹었다. 대회 하루전날 물을 좀 많다 싶게 마셨더니 출전 한시간 전까지도 소변이 멈추지 않았다.

 

7)레이스

생계형 마라토너들이 대부분이고 가족이라도 응원 나왔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사치스럽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어제 밤 냉동실에서 꺼내 놓은 찹쌀 떡 몇 조각과 물, 그리고 준비물들을 챙기고 출발지인 M&T스태디움 앞에 있는 호텔 주변 파킹장에 주차하고 호텔로비로 들어갔다. 한시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풀코스 출발이 8:00, 해프코스가 9:45분 출발이다. 뛰고 돌아와서 해프코스 출발자들과 만나도록 코스가 설계되어 있다.

응원자도 없으니 차안에다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했다. 소금 알갱이 두알과, 진통제 한알을 물에 마셨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에너지 드링크도 하나 털어 넣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현영선수가 스트레칭하라는 카톡주문에 거의 30분간 호텔로비에서 머리부터 발목까지 어느때보다도 정성을 들여서 몸부림 운동을 했다. 출발 30분전, 페이스메이커들이 왔다갔다하고, 음악, 팡파레가 여기저기 울리고, 옆 골목으로 나오니 직선 100미터정도의 길거리가 교통차단을 해 놓은 곳이 있어서 8분페이스로 1마일을 뛰었다.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왼발에 약간의 불길한 신호(?)가 느껴진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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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스톤 (1)

‘젊은 어느날, 아, 서울대학교!’ 했던 기억이 엊그제처럼 지나갔다.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권을 얻고 약 3회에 걸쳐 소회를 나누고자 한다.

1) Bucket list

나는 지난 토요일 ,그러니까 2015.10.17.일에 bucket list 하나를 지웠다.

보스톤 마라톤 출전권을 손에 쥔 것이다. 한국에서 직장생활 말년에 한강물에 뛰어 내려버릴까(?) 했던 마음을 달래려고 우연하게 시작했던 마라톤이 올해로 15년이다.

말이 15년이지 본격적인 시작은 3년이 되어간다.

공교롭게도 이번에 총 8번째 출전한 마라톤인 볼티모어 마라톤이 15회째였다.

마라톤을 시작할 당시이던 200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에 체계적인 동호회같은 것도 없고,몇몇 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마라톤에 개개인들이 차가 안다니거나 덜 다니는 어디 한가한 곳에서 개인적으로 연습하고 출전하고 했으니 기록도 그렇고, 물 공급도 영세하고 그랬던 것 같다. 한국에서 총 2번 풀마라톤을 (하프마라톤은 5회) 뛰다가 2002년 겨울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흔히 이민을 왜 떠나는가,

자신에게 자문자답해 봐도 똑 부러지게 ‘이것이다.‘ 확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것인데 나의 경우가 바로 그런케이스, 아는 사람이라고는 없는 곳에 두 다리건너서 소개받은 누군지도 모르고 전화번호와 이름만 가지고 네 식구가 용감무쌍하게 건너왓으니 친구들과 헤어질 때 말없이 술한잔씩이 거나해지면 넉두리 삼아 ’나 보스톤 마라톤에 출전하러 미국간다.‘ 고 무미건조하게 내던져 버렸다.

그들은 기억할런 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어떻게 살지 말지도 모르는 판국에 무슨 마라톤이겠는가만 호기였든지 심란한 심정이었던지 무심코 내 뱉었던 그 말,

그게 현실이 되고, 꿈이 이루어질 줄은 ….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다양하리라고 생각한다.

친구들, 가족, 교우, 민주주의와 통일을 염원하는 동지, 매주,매일 마라톤을 가지고 소통하는 센테니얼 마라톤 동호회 멤버들도 물론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으로 자랑할 만한 기록은 비록 아닐지라도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기에 정리해 놓고자 하는 것이니 혹 불편하시면 그냥 지나치셔도 좋을 듯하다.

 

몇차례 마라톤에 대한 글을 몇꼭지 칼럼으로 바깥세상에 내 보냈던 기억이 있다. 이번 글을 통해서 마라톤을 새로 시작하려는 분들과 기존에 해오고 계시는 분들, 전혀 마라톤 세계에 새로운 분들까지도 담담하게 대할 수 있었으면 한다.

 

보스톤 1

 

2) 왜 보스톤 마라톤인가,

 

우리가 밥을 먹어야 할 이유가 굳이 없듯이 거의 120년 마라톤 역사와 전통, 기록등 전세계 3대마라톤이 다양하게 분류되지만 항상 보스톤마라톤은 그에 속해 있어서 마라토너들에게는 미국전역은 물론 전세계에서도 그 참가를 애닳아 하는 가히 ‘마라토너들의 로망이다.’

쉽게 아무나 도전할 수 있지만 누구나 받아드리지 않는(?) 이유로 더더욱 애가슴을 태우는 대회이기도 하다.

참가자격을 엄격하게 제한한다. 총 풀코스로만 35,000명을 선발한다. 이미 대회본부로부터 인증받을 수 있는 대회의 대회기록 중에서 내가 속한 남자 55~59세의 연령대는 3시간 40분이내의 기록을 요구한다. 5분 22초/km, (8:23/mile) 로 26.2마일(42.195km)를 달려야 한다는 계산이고. 매 100미터를 31초로 3시간 40분 동안 뛰어야 달성이 되는 자격이다. 참고로 고등학교 때 대입 체력장에서 14초대로 뛰었던 기록은 생애 최고의 단거리 기록일 것이다.

이번 생애 8회 출전만에 달성한 3:30:01초의 기록은 100미터를 평균 29초, 1km를 4분 4분 58초, 1마일당 8:00에 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민 올 때 무심코 뇌까렸던 그 말이 실제로 피부에 와 닿았던 것은 2012년 대선때 정말 우연하게 야당 대선후보 워싱턴 대선본부장이라는 거창한 감투(?)를 패배로 벗고 나니 바람빠진 풍선처럼 빠져나가던 허허롭던 3년전 늦가을에 그 때 같이 했던 동지(피터리)의 소개로 마라톤 돟호회를 찾았던 것이 발단이 되었다.

Qualifying// //

Age Group Men Women
18-34 3hrs 05min 00sec 3hrs 35min 00sec
35-39 3hrs 10min 00sec 3hrs 40min 00sec
40-44 3hrs 15min 00sec 3hrs 45min 00sec
45-49 3hrs 25min 00sec 3hrs 55min 00sec
50-54 3hrs 30min 00sec 4hrs 00min 00sec
55-59 3hrs 40min 00sec 4hrs 10min 00sec
60-64 3hrs 55min 00sec 4hrs 25min 00sec
65-69 4hrs 10min 00sec 4hrs 40min 00sec
70-74 4hrs 25min 00sec 4hrs 55min 00sec
75-79 4hrs 40min 00sec 5hrs 10min 00sec
80 and over 4hrs 55min 00sec 5hrs 25min 00sec

 

 

3) 센테니얼 마라톤 동호회

 

쌀쌀한 11월 말 일요일 새벽에 어두컴컴한 볼티모어 한인 밀집 거주지 한가운데에 위치한 센테니얼 파크에서 7~8명의 한인들과 수인사를 나누었다. 그 중에 지금의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향 후배인 알렉스 김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동호회 마라톤을 좀 무식하게 앞 뒤도 안재고 특별히 출타가 없는 날에는 어김없이 따라 나갔다.

한 두 번 나가다 보니 좀 얼굴들이 익혀지고 나니 도저히 마라톤을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78kg의 몸무게, 조금 술 좀 마시면 80kg을 넘기도 했으니 호리호리한 회원들과 확연하게 다른 외형인 걸 나만 모를 수 밖에….

공원내 호수 한바퀴가 2.4마일인데 그 한바퀴를 돌 수가 없는 모이 되어버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65kg이다)

 

몸짱1

지난 3년간 이 센팍(센테니얼 파크)을 얼마나 돌았는지 계산이 되지 않는다. 처음에 누구나 그렇듯이 뛰는 차림새부터가 어색하고 복장,신발들이 엉성했을 것 같다.

회원 대부분이 젊고 잘생기고 날씬한데 나이들고 뚱뚱하고, 못 뛰는 미운 오리새끼가 영낙없었을 것 같다.

개인 운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마라톤이지만 동회회 조인은 거의 필수적이라는 생각이고, 다른 취미모임과는 달리 회원들과의 스킨쉽시간들이 극히 짧기 때문에 갈등문제등이 상대적으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따라서 이번 기록 달성의 99%가 센팍 동호회 조인의 효과였다고 단언할 수 밖에 없다.

우선 체중부터 줄여야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짜고짜 집 옆의 체육관에 1개월짜리를 등록했다. 새벽에 집에서 출근 준비해서 나와서 1시간을 러닝머신에서 달리고 샤워하고 출근, 저녁에 돌아와서 역시, 하루 두 번씩 1개월을 했더니 5kg정도의 몸무게가 줄었다.

몸무게가 줄어드니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갈 수가 있었다. 비즈니스는 돈 많이 번 사람이,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이, 센팍에서는 잘 뛰는 사람이 최고의 대접과 추앙을 받아야 긍정적 시너지가 나온다. 잘생긴 젊은 사람들이 비호같다. 그 때는 도저히 같이 뛴다는 생각조차도 할 수없었다. 이렇게 부대끼면서 센팍의 시간이 흘렀다.

마라톤 시작하는 사람들이 전혀 연습없이 완주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무리이고 힘들다. 가끔씩 하프마라톤(절반거리)에는 그런 경우도 있으나 사후후유증이 만만치가 않아서 마라톤을 멀리하게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3년간 하프마라톤을 빼고 지금까지 한국에서 두 번을 제하면 이번까지 6번 출전하였다. 이미 한국에서 2번을 완주했기 때문에 7번 실패 끝에 8번째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이 되었다. SUB-4는 14년전에 했기 때문도 있었지만 레이스 조절에 실패해서 2년전 볼티모어 같은 대회에서 4시간 26분의 뼈아픈 성적을 거두었다.

그리고 1년전이던 2014년 10월 야심차게 준비했던 내리막 환상코스인 steam town마라톤에 5시간 원정 출전했다가 15마일지점에서 왼발에 부산으로 4시간 5분에 겨우 완주해야 했다.

기간별로 나열해 보자면

2000  봄  문화일보 통일마라톤        4시간 17분

2001 가을 부산 국제신문 마라톤     3시간 57분

2013 가을 볼티모어                            4시간 26분

2014 봄 워싱턴 D.C                            3시간 49분

2014 가을 스팀타운                           4시간 05분

2014 가을 해리스버그                       3시간 56분

2015 봄 워싱턴 D.C                           3 시간 55분

2015 가을 볼티모어                           3시간 30분    (보스턴 달성) 종전 개인기록 19분 58초 경신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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