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0일(일) 가을 시즌 최초의 롱런훈련을 시작하며

10월 12일 Steam Town Marathon을 앞두고 첫 롱런훈련입니다. 16마일에서 18마일까지를 목표로 뛰신 선수님들을 뿐 아니라, 각자의 아름다운 목표를 가지고 많이 참가해주셨습니다. 회장님은 나오시진 못하셨지만 혼자서라도 16마일을 뛰겠다는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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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선수님들 : 임상철, 알렉스 김, 김왕송, 문금화, 문건순, 크리스티나, 미쉘 리, 임승수, 강형석, 김현영, 김단미, 김단지, 그리고 오랜만에 김희령선수님이 자전거를 타고 나오셨고,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피터 리 선수님과 이숙희 선수님도 나와서 뛰고 가셨다고 합니다. 그러면 총 15분. 부친상으로 지금 한국에 계신 강창구선수님도 아마 간만에 두자리 수 넘은 걸 아셨다면 멀리서라도 흐뭇해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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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 모두 만족스런 달리기를 하셨나요? 롱런팀에선 오늘 목표였던 16-18마일을 해내신 건 오직 두 분인것 같네요. 다른 분들에겐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요? 문건순선수님이 지난 주 하프에 이어 좋은 컨디션으로 잘 달리고 계십니다. 하프에서 7’51” 페이스로 완주하셨고, 오늘 8’10” 페이스로 16마일 이상을 달리셨으니 아주 좋은 달리기를 하셨네요. 그보다 조금 앞선 김왕송선수님 또한 거의 대회페이스로 뛴 것이니 상당히 잘 달리신 거네요. 보통 16마일 이상 롱런을 할 때 대회페이스보다 30초에서 1분 늦게 달리는게 보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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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D(Long Slow Distance)훈련, 흔히 롱런이라고 부르는 훈련의 목적은 장시간에 걸쳐 몸에 가벼운 자극을 줌으로써 근육중의 모세혈관을 발달시키고 유산소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며, 또 하나는 멀리 달리기 위해서 필요한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의욕이 앞서 어느새 빨리 달리면 스스로 달릴 수 있는 거리에 한도가 생기기 마련 목표한 거리나 시간을 달려내기가 힘들게 됩니다. 여기서 시간이란 ‘빠른 시간’이 아닌 ‘긴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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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2~3시간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4~5시간을 연습하는 건 몸에 무리가 오기에 보통 18~20마일의 거리를 약 2:30~3:30시간 정도 달리는 것이 적당합니다. 그 시간을 달리는 연습을 반복 해야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LDS 훈련은 ‘천천히 달려도 좋다’ 가 하니라 “천천히 달리는 편이 좋은‘ 훈련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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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렇다면 오늘 임승수 선수의 문제점을 지적해 볼까요? 늘 강형석 선수를 도마위에 올려놓곤 했는데…오늘은 촉망받는 선수, 서브3의 팀장이자 센팤의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의욕100배의 임승수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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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약 12마일 지점에서 결국 포기하고 걷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2시간을 채 못채우고 포기한거죠. 가뜩이나 열받아 있는 데 부채질 하는 거 같아 좀 미안하지만…^^; 훈련방향을 제대로 잘못 잡은 겁니다. 인터벌에서나 파탑스코 트레일에서 같이 뛰어본 분은 아시겠지만 스피드도 좋고, 의욕도 넘치고, 무엇보다 ‘화이팅’이 넘치는 친구입니다. 하지만 롱런은 자기 계획이 좀더 필요한 훈련입니다. 자제와 인내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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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승수선수가 서브 3를 목표로 많은 연구와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해내리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4시간 이전을 달려보지 못한 새내기 마라토너입니다. 그 말은 장거리를 9분 페이스보다 빨리 달려보지 못했다는 얘기지요. 약 5마일 지점까지는 8’30″에서 9’00″사이를 뛰었으니 That’s OK But, 6마일 지점부터 김왕송선수님과 문건순선수님이 치고 나가면서 부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합니다. 6마일 7’32”, 7마일 7’48”, 8마일 8:14″… 결국 10마일이 넘어가면서 9분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이미 체력도 함께 완전히 떨어졌지요. 본인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오늘 내가 왜 이러지..’ 했지만, 예정된 결과로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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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임승수선수는 나에게 이렇게 물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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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뛰었던 넌 뭐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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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rry!! ^^ 요즘 서브3 팀의 비밀 훈련여부도 알고 싶었고, 어디까지 버틸지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 번의 실패로 앞으로 계속될 롱런 훈련의 제대로 된 방향을 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경험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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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강형석선수와 알렉스선수님도 롱런훈련으로서는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거리도 거리지만 2~3시간 이상을 달려주는게 포인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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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주가 20~22마일 훈련인 만큼 이번엔 보다 계획적으로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 현재로서는 모두 같이 발맞춰 끝까지 뛰는 것은 무리입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뛰거나 자기 페이스에 맞는 동료 한 분을 찾아 같이 해야 하겠습니다. 헤쳐 모여, 결국은 해냈다는 기쁨을 피니쉬에서 모여, 서로 격려하며 축하를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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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한 명만 더 파헤쳐 봅니다. 누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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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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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는 탈수증상을 겪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워낙 땀이 많은 체질이라 겨울에도 늘 물통을 가지고 뛰었으나, 요즘 거꾸로 물 잘 안마시려는 선수님한테 동화되어, 물을 더 이상 짊어지고 다니지 않을 뿐 더러 잘 섭취하지도 않습니다. 우습지요? 맨 날 물가지고 잔소리를 해대던 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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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따라 유독 땀을 많이 흘린데다 오랜만의 롱런훈련인지라 5마일에 한 번 먹은 물로는, 저 개인적으론,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저 또한 12마일 지점 이후로 운동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더이상 뛰지 못할 것 같은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결국은 ‘희망의 언덕’ 하나를 건너 뛰고, 마지막 ‘악마의 속삭임’도 거의 지나칠 뻔하다 죽기살기로 넘어 간신히 15.5마일을 찍으며 2시간 16분으로 마감했습니다. 14마일 지점에선 10’22″를 기록합니다. 걷지는 않았지만 걷는 거나 마찬가지인 속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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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선 집에 가서도 엄청난 양의 물과 식량을 들이 붓다시피하며 보충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일을 나가서도 몇 시간동안 몸이 떨리고, 턱 밑으로 진땀이 계속 줄줄 나면서, 어지러운 경험을 했습니다.  훈련부장소리를 듣기에 완전 자격미달인 실수를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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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실수를 하기 위해서, 또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훈련을 합니다. 힘들지만 참으며, 문제점을 찾으며, 개선하며… 안그러려면 그냥 편히 쉬다가 대회 때 한 번에 ‘고고씽’ 하면 될 것을 뭐하러 쉬는 날까지 이렇게 고생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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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또 우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건 끝까지 해보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얻은 보상이지요. 오늘 저는 임승수선수가 열번 이상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몸부림 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과정을 겪은 만큼 오늘의 실수는 내일의 영광을 보장하리라 믿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우리 동우회에서 서브3의 위업을 달성할 만 한 유일한 인물은 임승수선수라고 감히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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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One Reply to “2014년 8월 10일(일) 가을 시즌 최초의 롱런훈련을 시작하며”

  1. 저도 16.5마일을 달렸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초반에 너무 치고 나가서 14마일 이후에는 집중력과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우선 훈장이 올린 것처럼 롱런의 이해를 제대로. 못하고 의욕이 너무 앞선 것 같습니다.
    작년여름 훈련 때 BWI 20마일 뛰었던 고통이 그대로 동반되었습니다.
    늘 아쉬움이야 있게 마련이지만 16마일여서 그런지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번 22마일 훈련 때는 나름 목표를 세워서 도전해 보겠습니다. 좋은 글 올려준 훈장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