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19일 (토),20일 (일) 훈련일지 – 적과의 동침

계획했던 토요일 13마일은 강창구선수님, 김왕송선수님,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달렸습니다. 도중에 혼자 뛰고 계시던 미쉘선수님이 레이더에 포착되었구요.

 

중간이었던 제 페이스는 약 8’20”, 1시간 45분이었습니다. 저보다 빨리 뛰셨던 김왕송선수님과 저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신 강창구선수님은 대략 계산을 해주시면…

 

끝나고 강창구선수님이 준비해주신 수박을 맛있게 먹고 헤어졌습니다. 양으로 보건데 많은 인원을 기대하셨던 것을 알겠습니다 ^^;

 

일요일 참가선수님들 : 강순옥, 강창구, 알렉스, 크리스티나, 김왕송, 공보나, 이숙희, 피터, 김현영, 김용성

 

김왕송선수님과 저는 10마일을 1시간 16분, 7’40″pace로 달렸습니다. 제가  페이스를 잘못 읽고 8분 20초라고 말한 바람에 우리 둘 다 살짝 걱정모드에 빠졌었죠. 간만에 빡세게 달렸는데(적어도 저는 너무 오랜만에 이 악물고 달렸습니다)  8’20″라니…갑자기 암울한 기운이 잠시 주변을 뒤덮었었습니다….ㅋㅋ 죄송~~

 

하지만, 역시 두렵긴 마찬가지…이 페이스로 42.195km를 내리 달려야 한다는 공포에 가까운 긴장감이 싸악~~…  공부를 조금 해보니 시험이 더 두려워졌다고나 할까요.

 

마라톤 하면 제일 많이 회자되는 수식어 중 하나가 ‘자신과의 싸움’이죠. 이젠 익숙해졌을 법도 한데도 매일 아침 온 몸으로 거부하는 몸쓸 몸뚱이를 다독여 일단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 부터, 어김없이 맞닥드리는 첫 15분의 벽(이것도 기가 막힐 노릇이죠.. 그렇게 뛰었구먼 매 번 힘든 이 망할놈의 초반부), 뛰는 내내 계속되는 자신과의 실갱이, 뛰기 전 작정한 목표거리와 스피드 두 가지를 놓고 벌이는 밀당(역주 : 밀고 당기기),  말 그대로 숨막히는? 신경전이죠… 비단 뛸 때 뿐 만은 아니죠.  평소 음식과 몸관리에 소홀했다간 오랜 기간 땀흘려 준비한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바라기는 글러먹은 완전 바른 생활형 운동, 마라톤.

 

여기까진 일반적인 이야기. 제가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대회를 뛰어보았고, 또 구체적인 목표를 두고 훈련하는 마라토너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진짜 싸움 이야기. 바로 긴장되고, 두렵고, 박진감 넘치는 페이스싸움 이야기입니다.

 

내가 경쟁하는 상대가 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그 대결을 피해가거나, 상처받은 자존심을 다독여줄 핑계는 얼마든 만들 수 있죠.

 

‘요즘 술자리가 잦아서’, ‘일이 바빠서’, ‘저 사람은 시간이 나보다 많잖아’, ‘ 내가 몇 살 만 적었더라면, 아니 내가 조금만 운동을 일찍 시작했었더라면 저 정도는…’, ‘잰 다리가 길잖아…’, 등 등

 

하지만 그 상대가 전 대회의 자신의 최고 기록보유자인 바로 자기 자신일 때, 연습 할 때 마다 느끼는 그 암담함과 두려움이란 느껴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피해갈 수 없는 정면승부이며, 뺄 수도 변명을 할 수도 없는 공평한 승부이기에 더없이 긴장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당일 컨디션이나 날씨, 코스의 난이도 정도를 부끄럽게나마 거론해 볼 수 있는 최종의 여지는 남아있지만 그건 나중얘기고…

매번 훈련할 때마다 어김없이 새나오는 한 마디.

“내가 이걸 어떻게 뛰었지?”

아무리 복잡하게 계산을 두들겨봐도 간단하게 나오는 답.

불.가.능.

혹시 공감하시나요?

이쯤 되면 ‘이전의 나’는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며 심지어 살짝 존경심이 들기도 합니다. 이건 자뻑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죠. 기록을 내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꺽어야할 상대임에 틀림없습니다. 예외가 있을 수 없는.

오늘도 이 두려운 놈을 이길 궁리를 합니다. 게을러져가는 몸뚱아리에 경고도 해봅니다. “일어나! 전의 너는 벌써 일어나 나가서 뛰고 있어.”, “뭔 소릴 하는거야~ 다 해본거고 해냈던거잖아.”, “너가 걔보다 못한게 뭐가있어? 다리가 짧아? 콧구멍이 하나라 숨을 못쉬어?”

그리고 자신감을 잃고 움추려져 있는 현재의 자신을 북돋아 봅니다.

“적어도 넌 걔보다 경험이 풍부하잖아.”

빙고~~~ ^^

 

다음주 토요일에 한 번 더 13.1마일의 점검기회가 남아있으니, 일주일간 몸과 마음의 최적화 모드로 들어갑니다.

각자 자신의 목표를 달리고선 커피와 맛있는 빵으로 즐거운 톡!! “알렉스 선수님 빵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자, 그럼 모두 행복한 한 주 되세요.

4 Replies to “2014년 7월 19일 (토),20일 (일) 훈련일지 – 적과의 동침”

  1. 저는 훈장님은 뛰실때 하나도 힘들지 않는줄 알았습니다.
    물론 제가 뛸떄 남들도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요.
    요즘처럼 더운날 땀을 흘리며 뛴다는건 의지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토요일이 기다려 지는건 아직도 열정의 단계에 있나봅니다.저는…

  2. 유툽에서 본 기억이 …
    열정이 있고 다음엔 권태 그리고 찾아 오는 것이 성숙이랍니다
    내생각엔 성숙의 초기와 권태의 어정쩡한 단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자신도요
    ”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많이 입에 달고 뜁니다
    그러더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는 조금 성숙한 모습니 되지 않겠어요

    토욜에 뵙지요

  3. 구구절절 나를 두고 하는 말씀이네 ㅠㅠㅠㅠㅠ
    체중감량 모드에 돌입합니다.
    영얃도 보충하고
    지난주 계속 8:50/ m
    이게 뭐야 지남 프레드릭 7:52/m 였는데 ㅠㅠㅠㅠㅠㅠ
    어떻게 1분씩을 불. 불. 가. 능 ?
    이번 토요일 8:30/m 목표로 하고 다음주 대회에서 8:00/m 1: 48:00 – 여름 훈련 성공스타트
    스팀타운 직전 하프 1:40:00
    꿈도 야무지게 쏩니다.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