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보스톤(3)

7)레이스

생계형 마라토너들이 대부분이고 가족이라도 응원 나왔으면 하는 생각까지도 사치스럽다. 아침 6시에 집을 나섰다. 어제 밤 냉동실에서 꺼내 놓은 찹쌀 떡 몇 조각과 물, 그리고 준비물들을 챙기고 출발지인 M&T스태디움 앞에 있는 호텔 주변 파킹장에 주차하고 호텔로비로 들어갔다. 한시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풀코스 출발이 8:00, 해프코스가 9:45분 출발이다. 뛰고 돌아와서 해프코스 출발자들과 만나도록 코스가 설계되어 있다.

응원자도 없으니 차안에다 모든 걸 내려 놓아야 했다. 소금 알갱이 두알과, 진통제 한알을 물에 마셨다.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에너지 드링크도 하나 털어 넣었다.

그리고 아침 일찍 현영선수가 스트레칭하라는 카톡주문에 거의 30분가 호텔로비에서 머리부터 발목까지 어느때보다도 정성을 들여서 몸부림 운동을 했다. 출발 30분전, 페이스메이커들이 왔다갔다하고, 음악, 팡파레가 여기저기 울리고, 옆 골목으로 나오니 직선 100미터정도의 길거리가 교통차단을 해 놓은 곳이 있어서 8분페이스로 1마일을 뛰었다. 땀이 나기 시작했다. 왼발에 약간의 불길한 신호(?)가 느껴진다.

 

보통 레이스 중에 약간이라도 어디가 불편하면 신경이 곤두선다. 남겨진 거리와 시간, 그리고 누구의 부축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뛰면서 극복해나가야 한다.

가령 평소의 훈련 속도를 기억하고 있는 근육에 조금이라고 더 긴장(속도 & 고도)을 더하게 되면 몸이 이를 거부하게 되는데 이른바 ‘쥐’(cramp, crick)가 나게 되어 있다. 이게 레이스 중에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게 징후가 보이면 지체없이 속도를 줄여야 한다. 또 뛰자니 뛸 수도 없다. 마음은 바쁘고 몸은 안 따르고, 그래서 충분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스피드를 올려주는 훈련기간의 축적이 필요하다. 훈련을 하다보면 시작 6개월 ~1년 사이에는 전신이 돌아가면서 아프다. 편한 날이 없다고 해도 맞다. 한 군데도 아픈 곳이 없다면 뛰어난 소질이 있든가 아마도 연습을 안한 경우일 겻이다. 심지어 눈까지 아플 때도 있다. 멀쩡했던 치아가 아프기도 한다. 그 나이 살도록 걷고 살았지만 아주 조그만 근육만 반복적으로 사용한 댓가를 치룬다고 생각하고 극복해야 할 과정이다. 2년 정도 매주 20마일정도를 뛰어 주니 아픈 곳이 거의 없어졌다. 아마도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뛰기에 좋게 바뀌었던지 안 아프게 뛰는 방법이 몸에 배었던지 일 것이다. 고참들의 충고에 귀를 있는대로 열어도 잘 모른다.

2주전에 16마일을 8분10초대에 뛰었고 1주일전에 13마일을 8분8초대에 뛰어주었는데 그 때 뭉쳐졌던 근육이 4흘간의 휴식기에 완전히 풀리지 않았던 듯 불길하고 불안해졌지만 응원해주는 사람도, 어디 엄살 부릴데도 없다.

출발지점에서 몇몇 낯익은 훈련 동료들을 만났다.

 

8)페이서(pace maker)

 

프로페이서들은 대회주최측에서 기록 향상을 위해 돈을 주고 고용한다. 주로 국제규모대회가 그렇다. 그들은 얼마의 구간을 얼마의 시간안에 뛰어 준다는 조건으로 고용되지만 아마추어대회에서는 봉사지원자들이다. 독특한 유니폼에 자기이름과 예상기록(3:45,3:15,3:00등 다양함)을 몸이나 피켓에 붙이고 3~5명이 레이스 그룹을 이끈다. 이들은 거의 레이스 속도를 초지일관 일정하게 이끌기 때문에 레이스 도중 자신의 시계와, 이들 러너와 페이서들간의 간격들은 뛰는데 상당한 바로미터가 된다. 골프장에서 거리 표시 말뚝과도 같은 것이다.

아무리 아마추어들이지만 각 개인에게는 마라톤이 매우 뜻깊고 의미로운 사건이다. 전략(?)같은 걸 생각지 않을 수가 없다. 누구에게 보여주고 말고의 문제라기 보다는 자신에게 정직하고, 자신을 테스트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여러 가지를 꿈(?) 꿔 본다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대회 2주전쯤 되면 좀 신중해지고, 말도 없어지고 괜히 좀 민감해 지기까지도 한다.

보통은 전체 총 구간목표시간, 전반과후반,초반전략, 마무리전략,코스별전략등을 고려해서 검토하게 되는데, 어쨋건 최근의 연습기록등이 가장 많은 참고가 된다.

이번 출전에서도 시물레이션을 몇가지를 했는데 두가지에 집중해서 생각했다.

초반 5마일 3:45분 페이서와 뛴다. 16~20마일 마의 언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그리고 최종 목표시간은 3:45분 개인기록을 갱신하고 클럽내 6위 기록달성으로 만족하겠다. 사실 BQ(Boston Qualifying)는 왜 욕심이 없었겠는가만 다음달 포토맥 마라톤 평지코스가 더 매력적이였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풀코스 기록으로 5분의 시간, 마일당 12초씩 앞당겨서 달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해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실감이 안나는 일일 것이다.

난코스에서 종전 개인최고 기록(Personal Record-3:49:58./2014 D.C)을 그것도 10분이상을 앞당기겠다는 전략(?)은 사실 황당한 결과를 내기에 충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발지에서의 ‘성조기여 영원하라!‘ 노래곡이 많이 익숙해졌다. 신호와 함께 휠체어 20여명과 장애인 휠체어들이 출발하고 약 1분쯤 걸어가서 시계계측과 동시에 뛰기 시작하였다. 초반 3마일 오르막, 사람들이 뒤섞여 속도를 낼 수가 없다.

그냥 1마일쯤 9분속도로 뛰었던 듯하다. 조금 빠른 걸음 정도이다. 페이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출발전 불길한 왼쪽 장단지에 신경이 간다. 달래자, 직접 응원오지는 않았지만 이 시간 파탑스코 숲길에서 뛰는 회원들이나 집에 있는 분들도 모르긴 몰라도 지금쯤 출발했겠구나 모두 알고 있을 텐데 ….그런 보이지 않는 응원도 매우 크다.

아무리 앞을 멀리 봐도 페이서들이 안 보인다. 그러자 뒤쪽에서 한무리들이 앞을 질러나간다. 다행히 3:45분 페이서들이다. 사람들에 막혀 속도가 늦었는지 그 언덕길을 8:10초대로 오르고 있었다. (원래는 8:30초에 뛰어야 할 그룹들이다.) 8:12초대가 3:35분 페이서들이니 이들이 출발이 늦은 탓에 약간 시간을 좁히려고 스피드를 높이고 있구나 했다. 나도 너무 늦게 뛰는 게 아닌가 불안감에 같이 나머지 2마일 언덕을 올랐다.

3마일 지점, 영상 8도쯤 되는 초가을, 호숫가가 한가롭다. 벌써부터 가뿐 숨을 몰아 쉬는 사람들이 있다.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발목,무릎,허리,어깨,고개,머리, ‘26마일을 뛰는데 “괜찮아 ?” 수시로 자문 자답해 보는 것이 몸에 베었다.

이제부터 3시간 40분 페이서를 따라 잡기로 했다.

옆에 약간 뇌성마비 젊은이가 발소리를 크게 내면서 부자연 스럽게 앞서 나간다. 뛰는 동안 옆사람들과의 보폭, 숨소리, 발 내딛는 강도, 부드러움, 어깨동작, 허리각도 등은 참고가 된다. ‘얼마간 함께 하겠구나 .’ 내가 추월할 상대인지 스스로 떨어져 나갈 상대인지, 레이스 도중 앞뒤로 10여명이 엎치락 뒤치락 하게되는데 대부분 16~18마일 지점 정도에 이르러야 이 같은 경쟁자들이 구별되고 초반에는 전혀 엉뚱한 사람들과 뭉텅이로 달리게 된다.

2마일 정도를 속도를 올렸다. 7:30초정도로, 그래야 페이서들을 잡을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3시간 40분 페이서들이 보이지 않았다. 5마일 지점정도를 통과할 때 저만치에서 한 30여명이 무더기로 뛰고 있다. 서서히, 그리고 가까이 붙었다.

아니 이들은 3:35분 페이서들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3:40분 페이서는 없었다.

초반이라서 뛰는 모두가 여유들이 있었다. 중간쯤 끼어서 달리니 자꾸 앞사람 뛰는 보폭, 옆사람 어깨, 숨소리, 잘 알아듣지 못하는 말, 도로 중간에 놓인 도로차단용 노란 원추기둥 등 의외로 불편함이 있었다. 대열의 옆으로 이동하니 한쪽만 신경쓰니 더 편하긴 했다.

이번에는 아예 페이서그룹의 선두보다도 3미터 앞으로 치고 나갔다. 2~3명이 그렇게 형성되었다. 속도가 떨어지면 발소리들이 가까워 온다. 그렇다고 너무 멀리는 가지말자. 제니라는 여자선수가 따라 붙었다. BQ가 나와 같은 4:40분이라는 걸 보니 여자 35~39세정도로 보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편안했다. 이번이 네 번째 출전이란다. 힘을 비축하자고 했다 오직 16마일부터 시작되는 언덕밖에는 아무 관심이 없다. 대화도 건겅건성이다. 8마일 지점인데도 힘들어 하는 것 같다. 뒤돌아 보지는 않았지만 3;35분 페이서들과는 30여미터 거리를 계속 유지 하는 듯했다. 9마일 지점에서 아침에 출발했던 장소로 되돌아 오고 해프마라톤 출전 대기자들 1만여명이 복작거렸다. 남자 선두는 11마일 지점을 이미 되돌아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와는 거의 3마일 정도 차이가 난듯하다 (2시간 30분대 기록)

10.5마일 지점에서 여자 선두가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으면서 되돌아 온다. 볼티모어 이너하버 평지를 앞 뒤 선수들이 갔던 길을 되 돌아 오기 때문에 아는 얼굴들을 체크해 볼 수도 있다.

2년전에 문건순,알렉스,문금화선수들과 교행했던 기억이 났다. 2년전에도 여기까지는 좋았었다. 아니 오버페이스를 했었겠지,,,,

 

9) 레이스, 그리고 하이라이트

 

하워드 클래스 멤버들중 아는 얼굴들이 스친다. 11마일 지점을 되돌아 올 때 보니까 3시간 35분 페이서들과 약 50미터 정도 앞서서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 했다. 무리하지 말자, 이제곧 운명을 마주치게 된다. 그 벽은 2년전에 상상을 초월했다. 죽을 것 같은 오르막이었고 걸어서도 힘들어 옆길에 한참을 누워 있어야만 했던 곳, 배는 얼마나 고팠고, 물한 모금이 없었던 그곳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그곳이 기다리고 있다. 13마일 하프지점을 1시간 46분쯤에 통과 한듯했다. (나중에 보니 전반보도 후반이 2분 빠른 결과가 나왔다.)몸의 피로감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마음이 급하고 마음 조절에 무게를 두니 몸은 저절로 따라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14, 15마일을 거치는 동안 선수들이 하나 둘씩 처지기 시작했다. 시계의 total pace는 7분 57초/마일당에서 왔다갔다 했다. 운명의 그곳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용성이 가르쳐 준 오르기 주법으로 전환했다. 자전거나 차량들이 고갯길에 변속기어로 전환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무릅을 가급적 굽히지 않고 종아리 근육보다는 허벅지와 엉덩이 큰 근육을 이용해서 성큼 성큼 오르는 걸 연습 때부터 언덕에 오를 때마다 거리를 늘려가면서 했왔었다. 보폭이 넓어지지만 힘이 안들면서 앞 주자들을 하나나나 추월해 나갔다. 계측시계는 7분 56초,55초로 오히려 떨어졌다. 언덕길에서 속도가 더 붙은 것이었다. 20마일 지점을 어떤 기록으로 도달하느냐, 레이스 전체의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보스톤 페이스 1 페이스2

 

그래서,

5마일(초반 페이스점검),

13마일(중간페이스 점검),

16마일(남은 거리 10마일점검),

20마일(종합) 이렇게 네곳의 측정치를 연습때부터 새겨 놓을 필요가 있었다.

2년전의 기억들이 하도 비몽사몽간이어서 정확하지가 않았다. 그런데 오르내리막이 있다보면 어차피 똑같은 것이라는 계산은 물리적으로는 맞을지 모르지만 실전에서는 완전히 다르다. 물론 내리막에서 기록은 확실히 좋다. 같은 거리에 오르막부분은 2배로 힘들다. 기록도 물론 떨어진다. 흔하게 만나는 후반 오르막은 그게 4배이상으로 힘들지만 내리막에서도 내리막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경험이다.

 

금화 건순부부가 몽테빌로 호수에 응원 나온다고 했는데 진짜 날오는 것인지 확인하지 못하고 출발했다. 거기까지 무사히 페이스 8:00을 넘지 않고 무사히 넘을 수 있을까, 1킬로의 직선주로 오르막 아슬프레한 저 언덕 끝에 오르는 선수들을 보면 다리에 힘부터 풀린다. 한번 쳐다보고는 바로 앞선 주자의 어깨에 시선을 고정하고 달렸다. 시애틀에서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이곳 매릴랜드로 혼다 CR-V98을 타고 운전해서 건너 올 때 몬태나주, 사우스 다코다 평원에 이르면 사방 천지가 산도 없는 지평선밖에 없다. 저 끝의 고속도로를 쳐다보면 가느다란 실 줄기처럼 보인다. 시속 80마일로 달리다 보면 금새 그 가는 실 끝에 왔있다. 그곳에 도달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방향을 틀어서 또다른 언덕이 있다. 약간의 평지도 만나지만 그런 언덕을 4~5차례 만난다. 계속 4마일 정도가 오르막으로 느껴지는 곳이다.

이윽고 호숫가에 다다랐다. 두리번 거렸다. 좌우로 살펴보면서 뚜었지만 끝내 만나지를 못했다. 많은 군중속에 섞여 있었던 모양이다. 감사할 일이다. 16.5마일 지점부터 함류한 해프마라톤 출전자들은 숫자면에서 풀코스 주자를 5배나 압도했다. 선수 들이 뒤섞여버리니 응원하는 사람들이 자기 선수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릴레이 참가팀까지 (전구간을 4명의 주자가 이어달리기) 같은 구간을 달리게 되니 초당 10명 정도의 선수가 지나게 된다. 결국 문선수 부부를 못만나고 20마일을 통과했다. 시계를 보니 2시간 40분,

페이스를 체크해 보니 여전히 7분 57초~58사이였다.

그 언덕길을 넘어선 것이었다.

남은 거리는 6마일 , 그리고 1시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마일당 10분씩이면 3시간 40분 꿈을 이룰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전체를 체크해 보면서 또 자문자담해 본다 . 발에서 시작해서 머리까지 ,

아직은 특별하게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출발전 왼쪽 종아리가 내내 걸렸지만 조금만 이상해지려하면 여지없이 속도를 늦췄다. 그런데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았다. 조심스럽게 23마일까지 그대로 페이스를 유지해 보고 싶었다.

 

10) 마지막 피치, 고 임상철 고문의 영전에

 

24마일을 넘고 마지막 2마일이 남아 있는데도 전체 페이스가 7분 58~59사이를 오르내리락 한다. 안에서 뭔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항상 오는 기회는 아니다.

꿈의 8:00분 페이스, 마지막 2마일만 버티면 가능할 것 같다. 거기다 내리막이다.

만약 쥐가 난다고 해도 한 발로 뛸 수는 있겠지, 쉽지가 않다. 더 이상의 스피드를 높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를 악물고 손목의 전체 페이스 7분 59초만 보면서 렉싱톤 전통마켙을 지나니 저 아래 골인지점이 눈에 들어 온다 .

camden yard . 볼티모어 올리올스의 구장이 눈앞에 다가온다. 포토죤에 카메라맨들이 공중과 사방에서 사진을 찍는다. 힘들어도 웃자, 그리고 실제로 웃음이 나왔다.

저 구름위에 고 임상철 고문이 ‘BQ했네 ? ㅎㅎㅎ’ 웃으며 내려다 보고 있었다.

그런데 뭔가 허전했다. 포토 죤을 지나갔는데도 앞선 주자들이 계속 달리는 것이었다. ‘엉 ? 아직도 골인이 안되었나 ?‘ 잠시 주춤했다. 당황스럽다. 300여미터 뒤로 돌아가니 골인지점이 나왔다. 이거 마음이 급하다. 풀린 긴장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찌저찌 골인을 했다. 3시간 30분을 7초가량 넘은 것으로 나왔다. ’야, 이거 마지막에 코빠뜨렸다. 인간의 욕심은 뭐가 이러냐 ? ‘ 3시간 45분출발지에서의 목표가 3시간 40분 BQ목표로 바뀌고, 20마일을 지나면서 3시간 35분으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3시간 30분으로,

그런데 나중의 정확한 계측치는 3:30:01, 2/100초 차로 SUB- 3:30를 놓쳤다.

들어오고 나니 아무도 없다. 뭔가 잘못된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있어야 이야기를 하고 확인을 하고 사진을 찍고 할텐데 집사람도 가게 문열어야 되니 못나와서 그렇고, 동반 출전하는 회원들도 없고, 걸어주는 메달을 목에 걸고 물한 모금에 바나나 두 개 먹으면서 주차장까지 10여분을 빠져나왔다.

주차장에 돌아와서 샐폰을 열어보니 회원들 카톡방에 감감무소식에 자포자기한 아내 순옥의 자탄의 글만 난무했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길거리에 차를 세우고 응원하는 분께 사진 한 장 부탁했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이다.

보스톤 4

 

지난 5월 24일, 뜻하지 않는 곳 스위스 몽블랑에서 뜻하지 않게 변고로 저세상에 먼저 가 있는 임상철 센테니얼 마라톤 동호회 고문의 영전에 삼가 이 기록을 바칩니다.

 

2015.10.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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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plies to “아, 보스톤(3)”

  1. 전 창구선수님이 작성하신 훈련스케쥴표를 보고 감동이었어요.
    작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신 그마음도 감사하구요.
    제가 B.Q.에 한몫한듯한 뿌듯함이 ….ㅎㅎ

    전 이번에 체력관리를 잘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달리는 즐거움을 다시 찾고 시작할수있게 해주심 또한 감사드립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려요~~~♡
    저희앞에서는 쑥스러워하실 필요도 없구요.
    그냥 기쁘고 자랑 스러우심 그대로 다표현하셔도 되어요.
    그럴자격 있으십니다…^^

  2. 진솔합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가슴이 뭉클하네요
    마라톤도 아는만큼 잘 뛰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후기중에 여러 동료들의 이름도 거론하신 것은 우리 센팍에 대한 배려와 겸손으로 생각되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같이 런너로써 창구선수님이 자랑스럽습니다

    1. 모름지기 모임이라는 것도 나무와 같아서 가꾸고 물주고, 보살펴야 하는데 센팍은 땅이 너무나 기름지고, 비도 항상 적당히 내리는 좋은 조건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걸어나와서 뛰기만 해도 될 정도가 아닌가 하는데.
      그 때가 가장 위험할 수도 있고, 이런 개인적인 이벤트 창출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했는데 너무나 장황해서 ㅠㅠㅠ
      모두가 고마워요.
      완송이 축하로 건네 준 와인이 얼마나 맛있는지 ㅋㅋㅋㅋ

  3. 열정과 의지, 그리고 노력의 삼박자가 잘 갖춰져있는 강창구선수님이 그 동안 BQ를 못하신 것이 의아했었는데, 이렇게 멋진 역전 홈런을 날리시려고 그러셨군요. 결과를 들은 순간 “아~~역시…” 밖에 달리 할말이 없었습니다.

    너무 드라마틱해서 영화나 소설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바로 그 ‘각본없는 드라마’가 우리 센팤 마라톤 동우회에서 연출되어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화이팅~~